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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하는 메타버스株…성장 둔화 ‘데스밸리’ 들어섰나

메타 이어 로블록스도 어닝 쇼크…주가 26.51% 급락
국내 메타버스 기업 투자 ETF 두 달 만에 34% 하락
“성장 가능성에 우려 큰 상황, 옥석 가려낼 기회”

 
 
로블록스 이미지 [중앙포토]
미국 주식시장에서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대표기업들이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개한 메타(구 페이스북)와 로블록스의 주가가 나란히 26% 급락했다. 시장을 선점하자면 당장의 적자는 감수해야 하지만, 그 폭이 예상보다 컸다. 성장 가능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블록스 주가는 전날보다 26.51%(19.44달러) 내린 53.87달러에 장을 마쳤다. 전날 로블록스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5억68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6억4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순손실은 1억433만 달러로 2020년 같은 기간(5870만 달러)보다 2.5배 늘었다.  
 
가상화폐 ‘로벅스’가 생각보다 안 팔리면서 손실도 커졌다. 7억7010만 달러어치를 팔면서 예상치(7억7200만 달러)를 밑돌았다. 로블록스 사용자는 가상세계에서 자기만의 게임이나 장비를 만들고, 이를 다른 사용자에게 팔 수 있다. 이때 로블록스는 현금이 아닌 로벅스로 거래하도록 했다.  
 
미래도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각국 정부에서 코로나 방역 조치를 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 야외활동이 늘어나면 로블록스 사용 시간은 줄어들게 된다. 이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사용 시간은 108억 시간으로, 그 전 분기 112억 시간보다 3.8% 줄었다.
 
앞서 2일(현지시간) 메타는 자사의 메타버스 사업을 맡고 있는 리얼리티 랩스 부문이 지난 한 해 101억9000만 달러 순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2019년(45억 달러), 2020년(66억2000만 달러) 보다 크게 늘었다. 이 사업부는 가상현실(VR) 기기인 ‘오큘러스’와 메타버스 서비스 ‘호라이즌’을 개발하고 있다.  
 
다음날 메타 주가는 2일보다 26.39%(85.24달러) 내린 237.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밖에 애플의 새 개인정보보호 정책으로 페이스북 광고 매출이 떨어질 거란 우려도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메타 주가는 이후에도 하락해 17일엔 207.71달러로 장을 마쳤다.
 
국내 메타버스업계로서도 남 일이 아니다. 이 업계 비즈니스 모델이 마땅치 않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국내 제조업체는 VR 헤드셋 제작을, 게임사를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 업체는 ‘플레이투언’(P2E) 게임 개발에 주력해 왔다. 게임 내에서 장비를 거래할 때 가상화폐를 쓰도록 하는 모델이다.  
 
실제 올해 들어 국내 메타버스 관련주도 약세를 보여 왔다. 단적으로 국내 메타버스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주식펀드(ETF)인 ‘KODEX K-메타버스 액티브’는 지난해 11월 18일 1만534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두 달 만에 34.84% 내렸다. 18일 현재 가격은 9995원이다. 이 펀드는 펄어비스·하이브 등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관련주를 주로 담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기대감만으로 주가를 부양하던 때는 지났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는 실적으로 사업 가능성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곽호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 관련주의 하락이 이어지면서 성장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이번 하락은 실제 메타버스 플레이어로 발돋움할 수 있는 옥석들을 가려낼 기회”라고 설명했다.
 
정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메타버스 관련주는 소프트웨어·컨텐트·플랫폼 등 본업과 메타버스의 경계가 모호하다”며 “메타버스의 산업향 실적 성장성이 확인되면 투자자들의 관심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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